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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볼 때, 올해 홈쇼핑 업계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엔데믹에 휘둘렸던 전년 대비 크게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호실적을 내리란 예상이 우세하다. 실적만 보면 홈쇼핑은 올해 '잘'했다.
하지만 홈쇼핑 시장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앞선 몇 해간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다가 이제 간신히 바닥을 친 수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CJ온스타일의 누적 매출은 1조5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나 늘었다. 하지만 이는 2022년과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영향이다. 실제론 4년 전인 2020년보다 400억원 공장중개 가량이 적은 매출이다. 다른 홈쇼핑사도 비슷하다.
이를 방증하는 사건이 이달 초 있었다. 바로 사상 초유의 홈쇼핑 블랙아웃 사태다. CJ온스타일이 중소 케이블사인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에 방송 송출을 중단하며 이들 케이블TV의 CJ온스타일 채널에서는 '검은 화면'만 나왔다. 국내 홈쇼핑 시장에 '블랙아웃'이 벌어진 건 1995년 스탁론비교 8월 홈쇼핑 방송이 시작된 이래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TV홈쇼핑 송출수수료 추이/그래픽=비즈워치
다행히 블랙아웃 사태는 3주 만인 지난 26일 정오 해소됐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양 측이 합의점을 행원 직무 찾은 게 아닌, 정부의 개입 때문에 '선방송재개, 후합의'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CJ온스타일 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현재 운영 중인 대가검증협의체에 성실히 임하고 딜라이브·CCS충북방송·아름방송과 원만한 합의 방안을 찾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선은 갈등을 덮었지만 업계에선 송출수수료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것으로 본다. 지난해 홈쇼핑 7개사가 낸 송출수수료는 총 1조9375억원으로 방송 매출의 71%였다. 방송 매출이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수수료율은 우상향하면서 송출수수료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제2, 제3의 블랙아웃 사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뭘 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파느냐
자동차 할부 이율 홈쇼핑사들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다. 꾸준히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전까지 홈쇼핑사들의 새 먹거리 탐색이 보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군이나 단번에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고가 제품군 육성 등 상품군 확장에 무게를 뒀다면 최근엔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1분 내외의 짧은 영상 형식인 숏폼, 라이브방송 등을 늘리거나 유명 연예인과 손잡고 단독 라이브 쇼를 열기도 했다. 홈쇼핑의 상품 판매 문법에서 벗어나 예능형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하고, 이를 숏폼으로 연계하기도 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점점 더 짧은 길이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길게는 1시간이 넘는 방송을 진행하는 홈쇼핑도 '초단시간 방송'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숏폼 형식의 콘텐츠는 홈쇼핑사들이 지난 10년간 투자해 온 모바일 쇼핑 시장에도 부합하는 형식이다. 이미 홈쇼핑사들의 모바일 매출 비중은 TV와 역전된 상황이다.
특히 홈쇼핑 업계는 판매 데이터와 기술력, 노하우를 30여년 간 축적한 '프로 셀러'다.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 누구보다 경험이 많다. 현재 이커머스 기업들이 이끌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럼에도 우선돼야 할 건 구조적 변화다. 자체적인 변화만으로는 송출수수료와 규제 등 발목을 묶는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대로라면 홈쇼핑 업계가 고사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미 지금도 가격이나 배송, 서비스 면에서 주요 이커머스에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는 면세업계의 경우 꾸준히 수수료 경감 등의 구제책이 나오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도 변화하는 시대상에 따른 환경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들이 자체적으로 PB 강화와 새로운 카테고리 발굴, 새 플랫폼 진출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한 해"라면서도 "내년에는 송출수수료 문제 등 업계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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