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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최남단 포크스턴의 디레이 제임스 교정 시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운영하는 이곳을 토요일인 이날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잇달아 방문했다. 이틀 전인 4일 같은 주 서배너 인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노동 단속에 걸려 붙잡혀 온 직원 대부분이 이 시설에 구금돼 있기 때문이다. 당시 체포된 사람이 475명이었는데 한국인만 3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ICE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들은 손과 발이 주식왕초보
수갑과 족쇄로 묶인 채 버스에 태워져 남쪽으로 약 196㎞, 차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이동했다.
오후 변호사와 함께 시설을 찾은 LG에너지솔루션 협력사 현지법인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오늘 아침 구금된 직원 한 명과 통화가 됐는데, 밥도 주고 샤워도 할 수 있지만 열악하다고 털어놨다. 수갑은 차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급등펀드
또 “(구금된 한국 직원들은) B1·B2(단기 방문 비자)나 ESTA(전자여행허가제·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일종)로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비자 지위는 현지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다.

“10일 석방 목표로 협상”
구금 시설 주변은 휑했다. 상업 시설이 없고 녹지와 도로가 전부였전파기지국 주식
다. 구금 시설은 교정 시설과 프로세싱 센터(구치소) 등 3개 구역으로 나뉘어 낮은 건물 여러 동이 줄지어 선 형태였고, 건물 주변에는 철조망이 촘촘하게 채워져 있었다. 왕복 2차선 도로를 넘어 취재진이 시설에 다가가려 하자 직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며 철저히 접근을 막았다. 경찰차가 순찰하며 건너편 도로 밖에 차를 세우고, 한국 정부 현장 대책반 반장인 조증권어플
기중 주미대사관 워싱턴 총영사를 기다리는 취재진을 감시했다.



조기중 주미대사관 워싱턴 총영사가 6일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돼 있는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디레이 제임스 교정 시설 앞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포크스턴=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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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구금된 직원 300여 명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전 영사 면담을 시작했다. 주(駐)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가 이날 오전 9시부터 프로세싱 센터에 억류된 한국인들을 만났다. 대책반은 300여 명 전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면담하고 건강상 문제나 도움이 필요한 사항을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시설을 방문해 시설 운영자 측을 만난 조 총영사는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우리 국민이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해 달라고 얘기했다”며 “담당 영사가 시설 안을 확인했는데, 일단 오늘 면담한 분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 영사는 7일 오전 9시 면담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조 총영사는 설명했다.
석방 시기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이날 ICE 당국자를 만나고 나온 현지 이민 전문 변호사 최영돈씨는 취재진에게 “ICE 측 얘기로는 수요일(10일)까지 모든 한국분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려는 계획을 갖고 협상 중이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 총영사는 ‘이르면 수감자들이 언제쯤 풀려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다”면서도 “정부는 총력 대응 태세”라고 강조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7일(한국시간) 고위 당정대 협의회에서 이번 구금 사태와 관련해 “구금돼 있는 근로자들의 석방 교섭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한국 기업까지 좁혀 든 포위망
4일 ICE는 물론 국토안보수사국(HIS),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 등이 대거 들이닥쳐 이민 단속 작전을 벌인 현대차 배터리 공장은 적막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취재진이 공장 입구 바리케이드 앞에서 경비원에게 ‘들어가 볼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다”는 짧은 대답만 돌아왔다. 공장은 멈춘 듯했고 잔뜩 움츠린 분위기였다. 도로변에 잠시 차를 멈추자 경비원이 돌아가라고 채근했고, 완전히 떠날 때까지 보안 차량이 뒤를 따라붙었다.



6일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엘라벨=권경성 특파원


강경 단속의 핵심 배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 체류자 추방 공약 이행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이민 단속 당국의 압박감일 공산이 크다. 현재 미국 내 불법 체류자 수가 1,500만~2,000만 명이라는 게 당국 추산이라고 한다. 이들을 임기 4년간 모두 추방하려면 한 해 400만~500만 명을 내쫓아야 한다. 하루에 체포해야 할 이민자가 1만 명이 넘는다. ICE 내부의 하루 할당량은 3,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저임금 노동자들이 몰려 있는 공장은 상당수 털었다. 쉬운 목표물이 이제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골수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미국 투자 기업들이 현지에서 찾기 힘든 숙련 기술자나 전문 인력을 데려오는 데 필요한 비자 발급마저 반대한다. 취업 비자 쿼터가 늘지 않는 이유다. 그런 상황에서 관행화한 고육책이 단기 비자를 이용한 편법이었다. 이민 단속 당국의 새 표적이 된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 취재진 문답에서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겨냥한 대규모 이민 단속에 대해 “내 생각에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ICE는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급습 대상이 된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인 사실에 대해서도 “일방적 거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외 기업의 투자가 미국에만 유리한 게 아닌 만큼 특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냉담한 얘기로 들린다.

“한국 기업, 당분간 인력난에 빠질 수도”
내년 11월 중간선거(한국의 총선 격)에서 민주당의 상원 의석을 빼앗기 위한 공화당의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조지아주는 100년간 공화당 우세 지역이었고 현재 연방 하원의원 14명 중 9명이 공화당, 주지사도 공화당이지만 상원의원은 둘 다 민주당”이라며 “이민자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조지아주 민주당 지지세가 커졌다고 판단한 공화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원 의석 1석을 빼앗아 오기 위해 이민 단속에 박차를 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4일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직원들을 체포한 뒤 수갑을 채우기 위해 버스를 바라보게 한 채 일렬로 세워 두고 있다. ICE는 5일 단속 현장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는데, 한국인 직원에게 수갑을 채우는 건 물론 허리에 쇠사슬을 감거나 족쇄를 채우는 모습 등이 담겼다. ICE 제공


이번 일로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이 당분간 인력난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외교 소식통은 본보에 “단기 비자나 비자 면제 지위로 미국에 들어와 취업했다가 추방된 사람은 사실상 앞으로 다시는 미국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기업과 기존 관행을 믿고 미국에 파견 가겠다고 나서겠느냐”고 반문했다.
포크스턴·엘러벨(미국 조지아주)=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