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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국제사회에서 오랫동안 영세중립국 지위를 고수해온 스위스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계기로 중립국 지위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직면했다고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7일부터 스위스를 상대로 39%라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관세 조치는 스위스 제품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율 중 하나로, 시계·초콜릿·제약·기계 등 스위스의 주력 수출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되고 있다.
스위스가 유럽 한 복판에 있다는주식자문
것을 감안하면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미국과의 협상 타결로 15%라는 관세율을 적용받은 사실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스위스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자 생산기지를 미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매기는 다른 나라들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미국발 관세 폭탄 사태는 스위스가 강대국들의 틈선물거래방법
바구니에서 찾아내 오래도록 유지해온 독자적인 영세중립국 전략이 이제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로 평가된다.
스위스는 1815년 빈 회의에서 중립국으로 인정받은 최초의 국가로, 국가방어를 제외한 전쟁 참여를 금한 대신에 강대국들로부터 독립과 영토보전을 보장받았다. 나폴레옹 전쟁 이후 유럽의 균형과 평화를 모색하던 유럽 열강들이채권형펀드
지정학적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스위스를 중립국 지위에 두려 한 것이 스위스의 이익과 부합하며 만들어진 결과였다.
이후 스위스는 이런 중립국 지위를 바탕으로 국제 무대에서 강대국과 분쟁 당사국들 간의 이해관계를 막후에서 조정하는 중재자 역할을 맡으며 존재 가치를 높여왔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관세 폭탄을 계기로 이런 일목산인
중립국으로서의 위상이 심각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스위스 내외의 평가다.



스위스 시계브랜드 스와치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회민주당 부총재인 욘 풀트 의원은 "스위스는 더 이상 전처럼 강대국 블록 사이를 항해할ELW시장
수 없다. 이런 것은 끝났다. 우리는 그런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국제정치경제를 가르치는 슈테파니 발터 교수도 "중립성이 모든 안보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는 것은 신화일 뿐"이라면서 "중립성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중립국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때만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발 관세 폭탄 외에도 스위스 중립국 지위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논쟁의 중심이 된 적이 있다.
스위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EU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는데, 이는 기존 유엔 제재 의무를 넘어선 조치로 스위스의 오랜 정치 중립성이 흔들린 사례로 평가됐다.
이번 관세 사태를 계기로 스위스 내에서는 EU와 더 긴밀한 관계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스위스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스위스 자유민주당의 한스-페터 포트만 의원은 스위스가 EU에 가입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처럼 작은 나라는 짓밟힐 위험이 있다. 미국과의 관세 분쟁이 많은 이들의 눈을 뜨게 했다면서 지정학적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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