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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줄줄이 피고 지는 꽃밭을 찾아 다니느라 쉴 틈이 없었다. 요즘은 산에 오르면 만개한 꽃들 사이사이로 행랑객과 등산객들이 빼곡해, 백패커인 나는 그 사이로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였다. 비집고 들어간들 텐트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민폐가 되기 일쑤다. 철쭉 군락지로 계획을 세웠다가 이내 포기했다. 한적하게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던 봄날. 백두대간 어느 구간에서 걷는 게 지루해질 때쯤 민들레 군락지를 보고 예뻐서 날뛰었던 기억이 났다. 옛 산행사진을 뒤져보았다. 민들레 홀씨가 만발해 있던 곳은 태백의온라인증권추천
귀네미마을이었다. 지금은 민들레꽃이 만발해 있을지 아니면 홀씨가 자유롭게 날아 다닐지 모르지만, 다시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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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고, 귀네미마을로 향했다. 마을 어귀에는 노란 민들레와 '나도냉이'가 즐비하게 피어 있었다. 여름이면 초록빛 배추가 빼곡히 채워질 고랭지 밭에는 모종을 심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귀네미마을의 고랭지 밭전경. 배추를 심기 위해 밭갈이가 한창이었다.
사께다전법
잘 정비된 밭 사이로 임도를 따라 올라갔다. 10년도 훨씬 넘은 그때는 없던 풍력 발전기가 우뚝 서있었다. 풍력발전기 공사를 위해 임도가 생기면서 산길에 만발했던 민들레는 널찍한 임도에 밀려 가장자리에 가까스로 피어 있었다. 문명의 이기가 들어서면 자연이 밀려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보다. 희미한 기억을 더카카오릴게임
듬으며 민들레 군락지를 찾아다녔다. 거대한 공룡만 한 풍력발전기 아래에 옹기종기 피어 있는 민들레 꽃밭을 발견했다. 공룡 같은 발전기는 "웅~웅~" 소리를 내며 울부짖고 있었다. 밤새 살벌한 소리에 시달릴 수는 없었다. 다른 군락지를 찾아 발길을 돌렸다. 반대쪽 능선 쪽에서 차 한 대가 내려오더니, 내 앞에 멈췄다.
"여기는 위험해서 출온라인 릴게임 정보
입금지입니다! 어디서 올라왔어요?"
풍력발전기 관리자들인 듯했다.
"귀네미마을 쪽에서 올라왔는데, 그쪽으로 다시 내려 갈게요."
조팝나무 군락지 야경. 밤새 수많은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궤적을 그리며 이동했다.
무성한 산철쭉 군락 등장
이렇게 된 이상 민들레 꽃밭의 낭만은 포기하고, 백두대간 길이나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갔다. 큰재 쪽으로 갈 것인가, 덕항산 쪽으로 갈 것인가? 잠시 고민하다 고랭지 밭을 가로질러 덕항산으로 향했다. 임도가 잘 정비되어 있어 길을 걸으며 드론을 띄웠다. 바둑판 같은 밭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임도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광활한 대지 위에 선 나는 분간하기도 힘든 점 하나에 불과했다. 기체가 고도를 높이자 강풍주의보가 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기체를 재빨리 회수했다. 임도의 끝에서 숲으로 들어갔다.
태백은 산길마다 연분홍 산철쭉이 한창이었다.
스산한 바람이 우거진 숲을 한없이 뒤흔들었다. 민들레 꽃은 포기했지만, 봄의 정령들이 깃든 야생화들이 만발하길 기대했다. 걷다 보면 뭐든, 어디든 나오겠지. 가장 먼저 반겨주는 건 산철쭉이었다. 단아하고 여린 연분홍 꽃으로 치장한 철쭉나무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이리저리 흔들렸다. 우거진 철쭉나무 사이로 갓 떨어진 싱싱한 꽃잎들이 길 위에 펼쳐져 있었다. 가냘픈 철쭉나무는 꽃샘 추위를 이겨내며 봉오리를 틔운 소중한 꽃잎들을 떠나 보내면서도 바람에 꿋꿋하게 버티고 있었다.
철쭉 꽃을 감상하며 한참을 내려왔다. 널찍한 자암재까지만 해도 산철쭉 이외에는 별 볼거리가 없었다. 다시 짧은 오르막을 올라서자 무성한 산철쭉 군락지가 나타났다. 바람에 나부끼는 꽃잎들은 이방인의 등장에 웅성거리는 듯했다. 고도가 올라갈수록 새로운 꽃들이 등장했다. 20년 가까이 산을 다니면서도 야생화라고는 민들레밖에 모르는 나는 홀로 걸으며 야생화가 나타날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오늘밤을 함께 보낼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었다.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얼레지 군락지도 있었다. 밤에 텐트에 누워 이름을 찾아낸 꽃만 해도 여럿이었다. 태자삼, 현호색, 피나물, 노루삼 등 어느 산에서인가 한 번은 봤을 야생화들이 넘쳐났다. 어쩌면 수많은 풀 중에 산삼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임도가 새로 생겼다. 귀네미마을로 가는 곳곳에 민들레가 풍성하게 피었다.
고행 No 꽃밭 낭만 Yes
아기자기한 야생화들에 취해 얼마나 걸었을까? 우거진 풀숲 사이로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걸어 들어갔다. 달큰한 향기가 은은하게 코끝에 맴도는가 싶더니, 한겨울 눈 덮인 하얀 궁전 같은 거대한 조팝나무가 눈앞에 나타났다. 아기자기한 야생화를 좇다가 조팝나무의 스케일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조팝나무에 다가가자 달콤함에 취해 정신이 아찔할 정도였다. 멈춰야 하나? 그냥 계속 갈까? 또 고민을 했다. 그래도 정상은 밟아야지? 기억 속에는 없지만 덕항산이 궁금하기도 했다. 조팝나무 궁전을 뒤로 한 채 다시 걸었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야생화가 풍성하게 피어 있었다.
된비알을 올라서자 환선봉이 나왔다. 정상석 뒤쪽에는 전망대로 이어졌다. 우거진 나뭇가지에 가려 시원스런 풍경은 볼 수 없었지만, 한발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로 곤두박질 쳐질 것이라는 건 느낄 수 있었다. 조심스레 뒤로 물러나 정상석으로 돌아왔다. 덕항산으로 향하는 등고선이 낙타 등처럼 몇 번이고 오르락내리락 이어진 지도를 보니, 머리속에 나태함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정상석 옆에 핀 하얀 붓꽃을 바라보며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꽃밭 위의 낭만을 찾아왔지, 고행을 하러 온 게 아니야!"
나에겐 관심도 없는 붓꽃에게 변명하듯 중얼거렸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조팝나무를 향해 내달렸다.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하얀 궁전을 만끽하고 싶었다.
귀네미마을에서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우거진 숲을 벗어나 오아시스 같은 조팝나무 군락지를 마주할 수 있다.
그새 바람이 더욱 심해졌다. 거친 바람에 조팝나무 궁전을 성벽처럼 둘러싼 거대한 나무들이 쉴 새 없이 부대꼈다. 그들 덕분에 텐트는 미동도 없이 평온했다. 문을 열고 꽃향기에 취해 오이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입안에 청량감이 돌았다. 무계획 산행 치고는 훌륭한 장소였다. 어찌됐든 의도한 대로 멋진 꽃밭에 텐트를 치고, 무수한 별빛 아래에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성난 바람소리에 잔뜩 쫄아 하늘의 별구경을 제대로 하진 못했지만, 야경을 담을 카메라는 무사히 설치하고 텐트로 들어왔다. 텐트 문 지퍼를 끝까지 눌러 닫았다. 고작 얇은 천 한 장에 불과하지만, 나름 벽이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밖에 있는지 없는지 존재조차 알 수 없는 그 무언가로부터 보호받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틀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 덕분에 바람소리도 없이 평온한 밤을 즐겼다. 포도송이를 한 알 떼어 입에 넣었다. 입안 가득 감도는 달콤함에 텐트 안 가득 조팝나무 꽃으로 채워진 느낌이었다. 아무도, 아무것도 없을 태백 오지에서의 밤이 깊어 갔다.
민미정 깨알 팁
<아무도 묻지 않아도 알려주고 싶은 정보>
야밤에 혼자 텐트 안에서 검색한 야생화 일지
수년간 산에 다니며 지천에 깔린 꽃을 보면서도 그들을 단순히 야생화라는 세 글자로 치부하곤 했다. 내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어 그들은 나에게로 와 비로소 꽃이 되었다. 앞으로 산에 가서 이들을 만난다면 더욱 반갑고 즐거우리라.
1 현호색 입술 모양의 꽃잎 뒤쪽에 꿀주머니가 있어 꽃말이 '보물주머니'라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라색 꽃. 양귀비과의 독성 식물이지만 중독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마취의 효능이 있어 진통제로도 쓰인다고 한다. 그나저나 꿀주머니 꿀은 먹어도 되나?
2 개별꽃(태자삼) 인삼과 비슷한 효능으로 민간에서는 기를 보충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보약으로 쓰인다니 기특한 녀석이지 않은가?
3 괭이눈 고양이 눈을 닮아서 괭이눈이라는데, 겹겹이 싸인 꽃잎 중심이 세로로 길어서 고양이 눈과 비슷한 것 같기도?
4 나도냉이 냉이와 비슷하게 생겨 '나도냉이'라 이름 지었다는데, 누구인지 재치 있는 이름이다!
5 노랑무늬붓꽃 오대산에서 처음 발견돼 학명이 오대산붓꽃Iris Odaesanensis Y.Lee이라고 하는데,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 위기 식물이라고 한다. 귀한녀석을 만났었네!
6 노루삼 생김새에 비해, 별다른 특징이 없는 심심한 녀석이다.
7 미나리냉이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맡깁니다'라는 꽃말로 냉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상 식용이 가능하다. 꽃은 약간 톡 쏘는 겨자 식감에 꽃튀김이나 샐러드로도 사용한다고 하니, 꽃말이 틀리지 않았군!
8 붉은벌깨덩굴 꽃이 질 무렵 똑바로 서있던 줄기가 누워 땅에 닿으면 마디마다 뿌리가 돋아 번식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름에도 붙었는데 덩굴식물이 아니라니!? 누구냐 넌?
9 산괴불주머니 산은 물론 들판에서도 본 듯한데, 꽃이 피기 전 어린 순은 쑥을 닮았다고 한다. 하지만 독초라는 점! 댕댕이랑 산책 가면 조심할 것.
10 얼레지 우아한 자태와는 달리 말려 올라간 꽃잎이 치마를 들어올린 여인과 같다 하여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라고 한다. 아니 누가 이런 위트 있는 꽃말을!?
11 피나물 꽃말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초록 줄기에 꽃이 달린 평범한 녀석이지만, 줄기를 자르면 빨간 유액이 나온다. 정말 겉만 보고는 모르겠네!?
12 함경딸기 말 그대로 꽃이 지면 알알이 열매를 맺는 딸기 식물이다. 열매가 맺히면 따먹으러 다시 가야 하나?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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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네미마을의 고랭지 밭전경. 배추를 심기 위해 밭갈이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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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함경딸기 말 그대로 꽃이 지면 알알이 열매를 맺는 딸기 식물이다. 열매가 맺히면 따먹으러 다시 가야 하나?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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