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키넷 84.kissjav.life ウ 밍키넷 최신주소ウ 무료야동사이트ヤ

1967년 출범한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은 제주대학교 최초의 법정연구소라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특히 학술지 '탐라문화'는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지 선정,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선정 등 제주에 대한 연구를 세상을 알리는 중요한 창구 역할을 했다. [제주의소리]는 탐라문화연구원과 함께 '탐라문화' 논문들을 정기적으로 소개한다. 제주를 바라보는 보다 넓은 창이 되길 기대한다. 연재분은 발표된 논문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주]




김명식의 시는 제국주의를 군사적 폭력에만 한정하지 않고 제국주의가 스며드는 방식을 예리하게 드러낸다. 예컨대, '제국의 종교로/…/ 싱싱한 혼 수면시키더니// 저들은/ 우리들의 갈한 목마름 아파트 팔때 세금 을/…/코카콜라로/ 저들은 우리를 삼키려 하더니'(｢코카콜라｣)라 하며, 미국식 소비주의가 경제적 착취뿐만 아니라, 문화적·정신적 예속을 심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이 땅의/ 가을 벼는 시들 시들/ 쌀 수입 정책 앞에서 모강지를 떨군다.'(｢우리들의 노동은 제국의 인질｣)라는 시편에서는 경제적 종속 구조를 통해 노동이 착취되는 현실 mg다이렉트론 을 드러낸다. 또한 서구의 선교 활동이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제국주의적 확장의 일부로 작동했음을 비판하거나(｢미국의 신부님｣), '평화봉사단'이라는 외피를 쓰고 진행되는 정보 수집이 결국 제국의 통치를 위한 도구로 기능하고 있음을(｢평화봉사단｣) 드러내기도 한다. 
이처럼 김명식은 제국주의가 사회의 깊은 층위에 스며드는 방식을 집 기관별전망 요하게 드러내며, 그로부터 저항과 해방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시적 언어는 반복과 명령형 어조를 통해 집단적 정동을 환기시키고, 억눌린 기억을 공동의 언어로 환원하는 장치가 된다. 그리고 그러한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식민을 수반하는 근대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 폭력성으로 4·3을 현재화하여 자각과 저항의 기제로 작용, 전복의 사유로 감정가협회 나아간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반제·반미의식을 명징하게 드러내는 격양된 어조와 더불어 시적 운율의 반복에 있다. 가령 '어서가라 나가거라/ 다국적에 소국적에/ 물건너서 바다건너/ 남쪽나라 동쪽나라/ 어서어서 나가거라'(｢52번째 주 타령｣)과 같은 시편에서 보여지는 2음보의 반복은 내면의 격동과 관련된다. 의도적으로 시행을 분절시킴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이것 내용을 강조하고, 일정한 운율을 반복하며 감정을 호흡으로 전달하는 효과를 의도하는 것이다. 특히 명령형 어미-"떠나라", "나가거라" 등-의 반복은 단순 독백을 넘어 독자와 정동을 행위적으로 공유하려는 언어 수행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시적 방식은 '제국-아메리카'의 연작 시편들에서 두드러지며, 이는 감정의 분출과 정치적 메시지를 형식적으로 동시에 관철시키는 김명식의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 
유채꽃 한 아름 안아들고(1989)는 앞서 출간된 제국의 굴레에서 제시된 4.3의 역사화 전략을 한층 더 구체화하며, 제주 민중의 항쟁 정신을 현재화하는 문학적 실천으로 전개된다. 김명식은 4.3을 제주 민중의 항쟁사 내부에 배치하여, 집단적 수난과 저항의 서사를 강화하고자 한다. 시집은 '일장기가 내려지기 전에도', '좀녀는 바다 낫을 들고 목동들은 풀베는 낫을 들고' '농부들은 호미와 괭이를 들고' 착취하는 '탐관오리들을 향해' 일어섰던 제주 민중의 저항정신이 '4.3의 혁명으로 자주-자치-자립 주체자의 부활'로 이어졌음을 강조하는 ｢서시｣로 시작한다. 이로써 4.3을 돌발적 사건이나 지역적 변란이 아니라, 오랜 항쟁의 역사 속에서 필연적으로 솟아난 사건으로 위치시킨다. 
이러한 맥락화는 4.3을 '폭동'이나 '소요'로 낙인찍어온 국가권력의 담론에 맞서, 사건을 민중 주체의 혁명적 실천으로 재구성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김명식은 '한라산'과 '정방폭포', '도두리'와 '교래리' 등 학살이 벌어진 구체적 지명을 활용하며, 땅과 장소를 기억의 매개로 호출한다. 특히 시집 4부 '한라산' 연작은 4.3의 기억을 공간 속에서 구체화하려는 시적 실천의 집약이라 할 만하다. 연작이라는 형식은 개별 장소의 고유성과 사건의 특수성을 드러내면서도, 그것이 고립된 경험이 아닌 서로 연결된 폭력의 지형임을 보여준다. 김명식은 각기 다른 시공간의 증언을 병렬적으로 배치함으로써 4.3의 집단적 비극을 축적된 서사로 조직하고, 독자로 하여금 제주 전역을 가로지르는 폭력의 궤적을 감각적으로 통과하게 한다. 
주지하듯 4.3 진실회복운동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본격화되었고, 1989년 4월에서야 첫 공식 추모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국가는 여전히 4.3을 '항쟁'으로 기념하려는 움직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추모의 장을 제약하며 기억을 억압했다. 한국 사회에서 1980년대는 평범한 시민들이 공동의 노력으로 민주화를 성취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념되어야 할 시대였지만, 제주에서 4.3의 기억은 오랜 반공주의의 음영 아래에서 주변화된 채 머물러야 했다. 그러므로 당시 4.3의 기억을 복원하는 행위 자체가 곧 저항이었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증언의 축적이었다. 문화는 이 증언을 담아내는 텍스트이자, 은폐된 역사를 드러내는 대항 담론의 장으로 기능했다. 
김명식의 시는 이 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는 공동체가 겪은 집단적 고통과 저항 의지를 재현하는데, 특히 '유채꽃'과 '한라산'의 상징성은 그의 시세계를 이끄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김명식은 4.3에 처형당한 혼들을 유채꽃으로 형상화하며, 학살의 대지 위에 다시 피어난 생명으로 재탄생시킨다. 한라산은 그 모든 비극을 목격한 분노의 대지이자, 학살의 증언자이며, 동시에 민중이 생존을 위해 피난처로 삼았으나 끝내 그들을 삼켜버린 죽음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반복적으로 소환되는 '장소'는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리며, 폭력의 현장을 저항의 동력으로 전환한다. 곧 시편들에서 한라산은 대항 기억의 장으로 표상되며, 민중이 다시 서게 하는 정신적 지반이 된다. 
물론 재현은 언제나 '불가능성'과 '불가피성'이라는 모순적 한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드러낼 것인가 하는 미학적 과제와 마주하게 된다. 이는 1980년대 부상한 민중시, 반미시의 강한 이데올로기적 지향성으로 인한 예술적 측면에서의 한계와도 연결된다. 그러나 은폐된 침묵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불화를 감내하며 저항하는 것 역시 시인의 임무이며, 억압된 진실을 드러내고 침묵을 깨뜨리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라 할 때, 이러한 저항 정신과 그 가치는 충분한 의의를 지니며 현재에도 유효한 책무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국의 굴레와 유채꽃 한 아름 안아들고는 민주와 이행기, 4.3의 역사화 과정과 민중의 집단적 기억 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학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두 시집은 제국주의와 냉전체제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억압된 목소리를 복원하고, 제주 민중의 항쟁 정신을 되살리며, 문학이 기억과 저항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웅변한다. 김명식의 시는 결국 4.3을 현재로 소환하며, 그것을 전복의 사유와 생명의 연대로 확장하는 성취를 이룬다.
참고문헌
1. 기본자료김명식, 제국의 굴레, 소나무, 1988.김명식, 유채꽃 한 아름 안아들고, 동광출판사, 1989.
2. 단행본강정인⋅정승현⋅전재호 외, 현대한국정치사상의 흐름, 아카넷, 2019.고명철, 세계문학, 그 너머-탈구미중심주의⋅경계⋅해방의 상상력, 소명출판, 2021.구재진, 한국문학의 탈식민과 디아스포라, 푸른사상사, 2011.권혁웅 지음, 시론, 문학동네, 2010.김경일⋅이완범⋅김원⋅이상록⋅김복수⋅정수남, 1970년대 사회 변동과 자기재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2018.김동윤, 4⋅3의 진실과 문학, 각, 2003.김재용⋅김창남⋅루스 배러클러프⋅박선영⋅어경희⋅이남희⋅이솔⋅이윤종⋅이진경⋅이혜령⋅천정환⋅황경문 지음, 박선영 엮음, 박종우 옮김, 민중의시대, 빨간소금, 2023.김창후, 4⋅3으로 만나는 자이니치, 진인진, 2017.도린 매시, 정현주 옮김, 공간, 장소, 젠더,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5.아라리 연구원, 제주민중항쟁Ⅰ⋅Ⅱ⋅Ⅲ, 소나무, 1988∼1989.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지음, 윤수종 옮김, 제국, ㈜이학사, 2001.이경원, 검은 역사 하얀 이론, 한길사, 2011.이석구, 저항과 포섭 사이, 소명출판, 2016.이승하 외, 한국 현대 시문학사, 소명출판, 2019.이재봉, 문학과 예술 속의 반미-시와 소설, 음악과 미술, 연극과 영화를 통한 미국비판, 네잎클로바, 2018.
3. 논문고현철, ｢한국시의 극적 재현과 탈식민주의｣, 한국문학의 연구50, 한국문학연구학회, 2013.김동윤, ｢현기영의 4⋅3소설에 나타난 탈식민의 문제｣, 한민족문화학회49, 2015.김동현, ｢오늘의 안온을 깨뜨리는 혁명의 죽비-김명식의 시세계｣, 김명식 한울산사람들 1, 제주4⋅3평화재단 발행, 각, 2023.이기호, ｢냉전체제, 분단체제, 전후체제의 복합성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재성찰-2015년 한반도를 둘러싼 기억과 담론의 경쟁｣, 민주사회와 정책연구통권29호, 민주사회정책연구원, 2016.이형권, ｢반미시의 계보와 탈식민성｣, 한국언어문학제60호, 한국언어문학회, 2007.장인수, ｢제주 4⋅3시의 그로테스크와 민중 미학-2000년대 김경훈 시의 미적 특징과 그 의의｣, 동아시아문화연구제93집,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2023.현혜경, ｢제주4⋅3사건 기념의례의 형성과 구조｣, 전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8.
이 글은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 학술지 '탐라문화 제79호(2025)'에 '김명식 시에 나타난 반제⋅반미 인식과 4⋅3의 시적 형상화 - 『제국의 굴레(1988)』, 『유채꽃 한 아름 안아들고(1989)』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실은 논문은 [제주의 소리]에 싣기 위해 정리 요약한 것이다.
김연 
시인, 제주작가회의, 현재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시집 바람 우표 서신(2018), 산문집 조금, 쓸쓸한 기록(2023)